한국인은 얼마나 기부하고 참여는 왜 줄어들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줄었다"와 "늘었다"가 동시에 참입니다. 통계청 2025년 사회조사에서 지난 1년 기부 경험률은 26.1%로 2년 전보다 올랐고 자원봉사 경험률도 14.4%로 회복했습니다. 그런데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기빙코리아 조사에서는 기부 참여율이 57.1%로 2021년 61.2%, 2023년 59.8%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내려갔습니다. 평균 기부금액은 2021년 32만 4,000원에서 2025년 25만 원으로 줄었습니다. 모집단과 질문 범위가 달라서 두 숫자가 2배 넘게 벌어집니다. 기부 문화를 읽을 때는 참여율 한 줄보다 누가 어디에 얼마를 보냈는지의 구성을 함께 봐야 합니다.
목차
- 설문 현장에서 가장 많이 돌아온 되묻기
- 26.1%와 57.1%, 어느 쪽이 한국의 기부율일까요
- 개인은 줄고 기업은 늘어난 총액의 구성
- 줄어든 자리에 무엇이 들어왔을까요
- 참여는 왜 줄어들까요: 신뢰·여력·연령
- 기부와 자원봉사는 같이 움직일까요
- 2026년 달라진 제도와 12월에 몰리는 돈
- 내 기부를 다시 설계하는 4단계
- FAQ
- 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사회조사 원자료를 다시 돌려 보며 면접원 메모를 함께 읽은 적이 있습니다. 기부 문항에서 응답자가 가장 자주 되묻는 말은 비슷했습니다. "편의점 모금함에 넣은 천 원도 기부인가요?" "교회 헌금은 들어가나요?" "회사에서 급여에서 떼 가는 건 제가 한 건가요?"
이 되묻기 안에 기부 통계의 성격이 거의 다 들어 있습니다. 기부는 소득이나 주거처럼 영수증으로 확정되는 항목이 아닙니다. 응답자가 자기 행동을 기부로 분류하는지에 따라 숫자가 흔들립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해에 같은 돈을 냈어도, 조사표가 "현금 기부"만 묻는지 "현금·물품·재능을 포함한 나눔"을 묻는지에 따라 경험자 집단에 들어가기도 하고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부 통계는 수치를 외워 두는 자료가 아닙니다. 정의를 먼저 확인하고 나서 읽어야 합니다. 어떤 기사가 "기부가 반토막 났다"고 쓰고 다른 기사가 "기부가 회복됐다"고 쓸 때, 두 기사가 서로 다른 조사를 인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 26.1%와 57.1%, 어느 쪽이 한국의 기부율일까요두 조사 모두 맞습니다. 재는 대상이 다릅니다. 통계청 사회조사는 전국 표본 가구의 만 13세 이상 가구원에게 묻습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모집단에 들어가고 이들은 성인보다 현금 기부 경험이 적습니다. 반면 기빙코리아는 성인을 대상으로 모금함·물품·정기결제·일시 후원을 폭넓게 포괄해 묻습니다. 포괄 범위가 넓고 모집단이 성인으로 좁혀지면 참여율은 당연히 올라갑니다.
| 구분 | 통계청 사회조사 | 기빙코리아 |
|---|---|---|
| 주관 | 통계청 |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
| 모집단 | 만 13세 이상 가구원 | 성인 |
| 최근 참여율 | 26.1% (2025년) | 57.1% (2025년) |
| 최근 방향 | 2년 전보다 상승 | 2회 연속 하락 |
| 강점 | 시계열이 길고 표본이 큼 | 금액·분야·동기를 함께 물음 |
방향이 엇갈리는 까닭도 같습니다. 사회조사가 집계하는 좁은 의미의 기부는 코로나19 시기에 급격히 떨어졌다가 최근 일부 되돌아왔습니다. 기빙코리아가 보는 넓은 의미의 나눔은 소액·일회성 참여가 빠져나가면서 완만하게 내려가고 있습니다. 바닥에서 올라온 지표와 고점에서 내려온 지표를 나란히 놓으면 정반대로 보입니다.
두 조사는 응답자의 기억에 의존하는 자기보고 방식이기도 합니다. 국세청 기부금 신고 자료처럼 행정 기록으로 집계한 수치와는 또 다릅니다. 행정 자료는 영수증이 발급된 기부만 잡히므로 모금함과 개인 간 모금이 빠집니다. 설문은 반대로 기억하는 만큼만 잡힙니다. 기부 규모를 다루는 연구에서는 세 계열을 함께 놓고 교차 확인합니다. 기본 절차입니다.
실무에서는 이렇게 씁니다. 장기 추세와 지역·연령 비교에는 사회조사를, 금액과 분야 배분에는 기빙코리아를 봅니다. 두 조사를 섞어 "참여율은 사회조사, 금액은 기빙코리아" 식으로 한 문장에 넣으면 분모가 달라 계산이 어긋납니다.
## 줄어든 자리에 무엇이 들어왔을까요총액이 줄어드는 동안 돈의 목적지는 눈에 띄게 이동했습니다. 국내 사회복지·자선 분야 기부 참여 경험은 2023년 67.4%에서 2025년 45.5%로 내려갔습니다. 같은 기간 사회권익단체 기부 경험은 17.5%에서 24.3%로 올라갔습니다.
| 기부 분야 | 2023년 | 2025년 |
|---|---|---|
| 국내 사회복지·자선 | 67.4% | 45.5% |
| 사회권익(NGO) | 17.5% | 24.3% |
이 이동은 "덜 주게 됐다"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전통적인 구호·자선 모금은 연말 캠페인과 대규모 모금 단체에 집중되는 구조였습니다. 권익·환경·교육·지역 활동은 기부자가 쟁점을 직접 고르고 성과를 따져 묻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는 기부트렌드 2026에서 성과 설명과 소통을 핵심 과제로 꼽았습니다. 같은 변화를 가리킵니다.
기부자가 단체를 고르는 기준이 "얼마나 어려운 사람을 돕는가"에서 "내 돈이 무엇을 바꿨는가"로 옮겨 가는 중입니다. 모금 단체 입장에서는 감동 서사보다 활동 보고서의 품질이 더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됐습니다.
## 개인은 줄고 기업은 늘어난 총액의 구성참여율만 보면 기부가 쪼그라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총액은 그만큼 줄지 않았습니다. 국내 기부금 총액에서 기업 기부가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개인 기부는 물가를 감안하면 소폭 감소하는 형태가 몇 해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총액이라는 한 줄짜리 지표가 저변의 변화를 가려 버립니다.
구성이 이렇게 바뀌면 모금 단체의 수입은 소수의 큰 후원자에게 더 의존하게 됩니다. 기업 한 곳의 사회공헌 예산 조정으로 특정 사업이 통째로 멈출 수 있습니다. 기업 기부는 사업 단위로 들어오기 때문에 단체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비지정 기부금도 줄어듭니다. 운영비와 인건비는 비지정 기부금에서 나오므로 총액이 유지되는 동안에도 조직은 마를 수 있습니다. 시민 쪽에서는 기부를 "나도 참여하는 일"로 체감하는 사람이 줄어듭니다. 사회적 신뢰와 나눔은 서로를 떠받치는 관계이므로 저변이 좁아지면 신뢰 지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기부 통계를 볼 때는 총액, 참여 인원, 평균 금액을 늘 세 줄로 함께 적어 두면 좋습니다. 세 숫자가 같은 방향이면 추세고 엇갈리면 구성 변화입니다. 지금 한국의 기부는 분명히 두 번째 국면에 있습니다.
## 참여는 왜 줄어들까요: 신뢰·여력·연령신뢰, 여력, 연령을 따로 떼어 놓고 보면 해석이 분명해집니다.
- 신뢰: 모금 단체의 횡령·회계 불투명 사건은 한 번 터질 때마다 그 단체만이 아니라 범주 전체의 참여율을 끌어내립니다. 기부는 서비스를 되돌려받지 않는 거래이므로 신뢰가 사실상 유일한 담보입니다.
- 여력: 고정비 상승기에는 월 1~2만 원대 정기 후원이 가장 먼저 정리 대상에 오릅니다. 금액이 작아 해지의 체감 손실이 작습니다. 끊어도 당장 불편해지지 않습니다.
- 연령: 정기 기부의 중심은 40~60대입니다. 20~30대는 참여율 자체가 낮은 대신 크라우드펀딩이나 쟁점 중심의 일회성 모금에 몰립니다. 세대가 교체되면 총액보다 모금 방식이 먼저 흔들립니다.
세 요인 가운데 단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신뢰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회계 공시와 사업 성과 보고가 모금 비용보다 더 효율적인 투자가 되는 구간이 생깁니다.
## 기부와 자원봉사는 같이 움직일까요대체로 같이 움직입니다. 2025년 사회조사에서 자원봉사 경험률은 14.4%로 2년 전보다 올랐고 단체활동 참여율은 69.2%였습니다. 돈을 내는 사람이 시간도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지역 모임에 전혀 속하지 않은 사람은 기부도 봉사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두 행동의 진입 장벽은 서로 다릅니다. 기부는 1분이면 끝나고 자원봉사는 반나절을 비워야 합니다. 그래서 자원봉사 참여율은 근로시간과 통근시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50대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성인 연령대에서 가장 높습니다. 자녀 양육 부담이 줄고 지역 연결망이 남아 있는 시기와 겹치는 구간입니다.
자원봉사의 연령 분포도 참여율만큼 중요합니다. 청소년 봉사는 학교 교육과정과 입시 평가에 묶여 있어 참여율이 높게 나오지만 졸업과 동시에 끊깁니다. 반대로 60대 이후의 봉사는 건강과 이동성이 조건이 되므로 지역 시설까지의 거리가 참여를 가릅니다. 같은 14.4%라는 숫자 안에 성격이 전혀 다른 세 집단이 섞여 있습니다.
정책을 설계할 때 둘을 한 묶음으로 다루면 엉뚱한 처방이 나옵니다. 기부를 늘리려면 신뢰와 세제를 건드려야 합니다. 자원봉사를 늘리려면 시간과 접근성을 건드려야 합니다.
## 2026년 달라진 제도와 12월에 몰리는 돈2026년 기부분부터 고향사랑기부제의 공제 구간이 바뀌었습니다. 10만 원까지는 전액 공제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10만 원 초과 20만 원 이하 구간의 세액공제율이 16.5%에서 44%로 올랐습니다. 20만 원을 넘는 금액은 종전처럼 16.5%가 적용됩니다.
| 기부 구간 | 세액공제율 |
|---|---|
| 10만 원 이하 | 전액(100%) |
| 10만 원 초과 ~ 20만 원 이하 | 44% |
| 20만 원 초과 | 16.5% |
20만 원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14만 4,000원에 답례품 6만 원을 더해 돌려받는 몫이 낸 돈을 넘어섭니다. 제도가 사실상 20만 원까지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바뀐 셈입니다.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액은 2025년 1,515억 원으로 1년 만에 70% 늘었습니다.
다만 시점 편중이 심합니다. 연간 모금액의 절반가량이 12월에 들어옵니다. 세액공제 마감에 맞춰 움직이는 돈이라는 뜻입니다. 지자체는 1~11월 사업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습니다. 공제율 조정이 참여 인원을 늘리는 데는 효과가 있어도 분산에는 효과가 작습니다. 두 문제는 따로 봐야 합니다.
## 내 기부를 다시 설계하는 4단계1단계, 지난 1년 계좌와 카드 내역에서 기부·후원 항목을 모두 뽑습니다. 자동결제로 빠져나가던 금액이 생각보다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단계, 단체마다 활동 보고서와 결산 공시를 확인합니다. 공익법인은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에서 수입·지출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모금 비용 비중이 사업비를 압도하는지도 여기서 보입니다.
3단계, 분야를 하나로 좁힙니다. 다섯 곳에 월 1만 원씩 나누는 것보다 한 곳에 5만 원을 보내는 쪽이 단체의 사업 설계에도 유리합니다. 기부자 본인이 성과를 추적하기도 쉬워집니다.
4단계, 공제 구간을 계산에 넣습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20만 원까지 환원율이 높고 일반 기부금은 1천만 원 이하 15%, 초과분 30%가 적용됩니다. 연말에 몰아서 처리하기보다 분기별로 나누면 현금 흐름 부담이 줄어듭니다.
## FAQ기부 통계에서 종교 헌금은 포함되나요?
조사마다 다릅니다. 기빙코리아는 종교기관 기부를 별도 항목으로 집계해 전체 나눔 규모에 포함합니다. 통계청 사회조사도 종교단체 기부를 기부 분야의 하나로 묻습니다. 다만 기사에서 "기부금"이라고 쓸 때 종교 헌금을 빼고 계산한 수치를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숫자를 인용하기 전에 포함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소액 정기 기부와 연말 일시 기부, 어느 쪽이 단체에 더 도움이 되나요?
단체 운영 관점에서는 정기 기부가 훨씬 유용합니다. 금액이 작아도 예측 가능한 수입이면 인건비와 사업 일정을 미리 짤 수 있습니다. 일시 기부가 많은 단체는 연말에 들어온 돈으로 이듬해를 버티는 구조가 됩니다. 사업의 연속성이 그만큼 떨어집니다.기부금 영수증을 못 받으면 공제가 안 되나요?
기부금 영수증은 공제의 필수 요건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지정기부금단체는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로 자동 제출하므로 별도 발급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금함이나 개인 간 모금처럼 영수증 발급 체계가 없는 기부는 공제 대상이 아닙니다.기부 참여율이 떨어지는데 모금 총액은 왜 늘기도 하나요?
참여 인원과 총액은 따로 움직입니다. 고액 기부자와 기업 기부가 늘면 참여율이 내려가도 총액은 유지되거나 늘어납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국내 기부금 총액은 기업 기부가 크게 늘고 개인 기부가 소폭 줄어드는 형태로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참여율 하락은 "나눔의 저변이 좁아졌다"는 신호로 읽어야 합니다. 총액이 유지된다는 점으로 반박하기는 어렵습니다.자원봉사 실적은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요?
1365 자원봉사포털과 사회복지자원봉사 인증관리(VMS)에서 개인별 누적 시간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두 체계가 분리되어 있어 한쪽만 보면 시간이 누락될 수 있습니다. 학교나 기관에 제출할 때는 양쪽을 모두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출처
- 2025년 사회조사 결과(복지, 사회참여, 여가, 소득과 소비, 노동) - 통계청. https://www.kostat.go.kr/board.es?mid=a10301010000&bid=219&act=view&list_no=439196
- 기부자는 비영리 성과를 어떻게 볼까…'기빙코리아 2026' - 더나은미래. https://futurechosun.com/archives/159760
- 사랑의열매, '기부트렌드 2026' 발간 - 머니투데이. https://www.mt.co.kr/industry/2026/01/20/2026012013234453801
- 12월에 절반이 몰렸다… 데이터로 보는 고향사랑기부제 -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article/202609121000001/
- 기빙코리아로 보는 한국의 개인 기부 동향 -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https://research.beautifulfund.org/21626/